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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야사

두. 목. 곰.

구경백 일구회 사무총장 2019-09-23 VIEW3580

 

 

‘두목 곰’. 우즈와 함께 두산을 이끈 김동주의 별명이다. 부상이 없다면 언제든 타율 3할을 기록하는 정확성과 잠실야구장에서 장외 홈런을 때려내는 파워. 게다가 공격력뿐만이 아니라 강한 어깨와 순발력도 갖추고 있어 3루에서 명품 수비를 자랑했다. 그래서 김인식 전 감독은 역대 최고 야수로 왼손은 이승엽을, 오른손은 김동주를 주저 없이 손꼽고 있다.

 

 

그런 김동주가 OB 유니폼을 입은 것은 1998년이다. 사실 김동주가 OB 일원이 될 기회는 그 전에 있었다. 바로 배명고를 졸업하던 1994년이었다. 이해 김동주는 신일고 김재현과 함께 초고교급 야수로 평가받았다. LG가 연세대행이 확정적이던 김재현을 설득해 극적으로 영입에 성공한 반면 OB는 김동주를 계약금 5,000만 원의 차이로 아쉽게 놓쳤다.

 

그때 OB는 경창호 사장을 포함해 프런트 협의를 통해 계약금 마지노선을 1억 5천만원으로 정했다. 그리고 김동주 부모와 매일 같이 만나 설득에 나섰지만 2억 이상의 요구액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아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OB가 통 큰 금액을 제시했지만 계약하지 못한 데는 고려대의 ‘베팅’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김동주에게 입학 조건으로 송파구 석촌동에 위치한 빌라 한 채와 생활비를 매월 주기로 한 것이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그때까지는 선수 스카우트와 관련한 돈 싸움에서 대학이 프로 구단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 당시 1억 5천은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해 김재현이 LG에 받은 금액은 1억 5천만 원이 안됐었다. 또 그 전해 최고 타자였지만 한양대와의 이중 계약 파문을 일으킨 강혁의 계약금은 4천만 원에 불과했다. OB가 그런 엄청난 금액을 제시한 데는 일본 세이부 우라다 나오지 본부장의 조언도 컸다.

 

우라다 본부장은 선수 스카우트에 역량을 발휘하며 1980년대 세이부 왕조를 만든 주역 중 한 명이다. 그가 스카우트한 대표적인 선수는 마쓰자카 다이스케. 요코하마 입단을 원한 그를 강행 지명한 뒤 설득에 성공한 것은 일본에서 꽤 유명한 이야기다. 우라다 본부장은 필자에게 “일본 스카우트 사이에 한국에 좋은 타자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볼 수 있겠느냐”고 필자에게 물어왔고, 배명고에서 김동주의 타격을 직접 본 우라다 본부장은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창호 사장에게 “기요하라 가즈히로 못지않다”며 “일본이라면 1억 엔을 줘야 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돈을 아끼지 말고 잡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계약 마감 이틀전인 11월 3일 필자는 경창호 사장에게 김동주 부모에게 제시한 1억 5천으로는 계약이 불가능환 것으로, 2억 5천은 계약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를 드렸다. 

 

2억 5천만원은 엄청 큰 금액이지만 필자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선수로 판단하였고, 김동주 부모도 OB 구단이 2억 5천만원을 제시한다면 당장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1차 지명 마감일을 하루 앞둔 11월 4일 김동주 계약건에 대한 운명의 팀장회의가 오전 10시에 열렸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2억 5천에 대한 당위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당장 부담이 크지만 향후 OB를 대표할 간판타자인 만큼 선 투자 개념으로 생각해 달라고....

그러나 결론은 “2억 이상 지급하기 어렵다”였다. 

 

5천만 원 차이로 김동주를 4년 일찍 쓰지 못한 것은 아쉽기 그지없다. 고졸 선수가 곧바로 활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해도 그해 LG 김재현이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것을 생각하면, 김동주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김동주 역시 일찍 프로에 들어왔다면 통산 성적도 꽤 달라졌을 것이다.

(당시 OB와 LG는 고교 선수 스카우트 분쟁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고교팀을 서로 양분했는데 배명은 OB가 신일은 LG가 계약 우선권이 있었다) 

 

 

 

어쨌든 OB가 4년 전에 놓친 아쉬움을 풀기 위해서는 1차 지명 우선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1차 지명 우선권을 놓고 펼친 주사위 던지기에서 LG에 연전연패를 하고 있었다. 반면 김동주를 놓고 경쟁한 1998년 드래프트에서는 다소 여유는 있었다. 김동주를 놓쳐도 조인성이라는 대형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모처에서 1차 지명 우선권 결정을 위해 양 팀 관계자가 9월에 모였다. OB에서는 강건구 단장과 안계장 부장이, LG에서는 최종준 단장과 최주억 부장이 나왔다. 여기에서 안 부장과 최 부장이 대화 끝에 결정 방식을 주사위 던지기가 아닌 가위바위보로 하기로 했다. 단판 승부라서 긴장감을 커지는 가운데 최 부장은 가위를 냈고 안 부장은 바위를 내 우선권은 OB가 차지했다. 당연히 김동주를 선택했고 LG는 조인성의 이름을 불렀다.

 

 

 

이후 김동주와의 계약은 필자의 몫이었다. 제1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준비하면서 매일같이 김동주를 만나 계약을 협의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5천만 원의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OB는 4억5천만 원을 제시했고 김동주는 5억 원을 요구했다. 트라이아웃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하는 그날 새벽에도 4시까지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데는 실패. 김포공항을 향하는 필자의 발걸음이 꽤 무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다행히도 트라이아웃에서 돌아온 후 계속해서 설득한 끝에 4억5천만 원에 계약을 맺는 데 성공하며 두산에서 두목 곰의 역사도 시작됐다.

 

*구경백 사무총장은?

 

배명중-배명고-우석대 출신 내야수.

 

1979년 동양 맥주 입사

 

1981 OB베어스 창단에 기여

 

1982~1997 OB베어스 매니저운영팀장홍보팀장스카우트 팀장 역임

 

1998년 해설위원 변신전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2001년 스포츠서울 해설평론상 수상

 

2001~2010 KBO 상벌위원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술위원회 위원

 

2012 KBO 100주년 사업위원  

 

 (일구회 사무총장. IB스포츠 해설위원    

 

 

 

댓글

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kimsb**** 2019-10-17  답글 (0)
    추억의 김동주 선수......... 두목곰 김동주 선수의 추억만 솔솔 나오네요... 응원가도 생각나구요... 보고프다 두목곰^^
  • 정기나라 2019-10-16  답글 (0)
    저에게 있어서 우리나라 최고의 4번타자는 김동주입니다.
  • 붉은달 2019-10-13  답글 (0)
    최고의 선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 김동주...^^
  • ᄋ준호 2019-09-27  답글 (0)
    대학가서 처음으로 받은 아르바이트비로 부모님 선물과 함께 샀던게 18번 김동주의 유니폼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좋아하는 선수들은 계속 생기지만, 김동주란 저에게 아련한 첫사랑 같네요.
  • 이아름 2019-09-23  답글 (0)
    다른 일 하고 계시던데.. 늦게 입덕한 두산팬은 글로나마 아쉬움을 달래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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